제주도까지 왔는데 한라산에는 올라가 봐야겠지요. 제가 간 코스는 영실코스입니다. 과거에 무한도전에 나왔던 코스로 당시 인상 깊게 봐서 꼭 올라보고 싶었어요. 참고로 산행을 출발하는 곳 높이가 높이다 보니 1700m에 위치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다녀오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처음 오시는 분들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붕괴 위험 때문에 백록담까지 길이 이어지지 않아요. 영실매표소까지 택시로 이동했는데 택시 기사분 말씀이 최근 몇십년간 만수가 된 적이 없었는데 최근 태풍과 계속된 비로 인해 백록담이 만수가 되었다고 하시네요. 이걸 못 본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처음에는 버스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주말에는 운행시간이 주중과는 다르더군요. 미리 알았으면 처음부터 택시로 이동했을 것을 시간낭비를 했습니다. 혹시 등산하시려는 분들 계시면 그냥 택시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도착지를 영실매표소가 아니라 영실휴게소로 잡으세요. 전 선결제로 영실매표소까지로 잡았는데 택시기사분께서 웬만하면 휴게소까지 데려다주시려 했는데 줄 선 차량이 너무 많아서 결국 영실매표소에서 내려 영실휴게소까지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딱히 볼만한 풍경도 없고 생각보다 가파라서 힘만 빼는 길이라 꼭 영실휴게소에서 내리시길 권해드려요. 참고로 버스로 이동한 경우에도 영실매표소에서 내려야 합니다.
영실매표소에서 2.5km정도 더 올라가면 영실휴게소 및 입구가 나옵니다. 매표소도 있고 입구도 마치 표가 있어야 할 것 처럼되어있는데 실제로는 무료입장입니다.
표지판에 난이도 설명이 잘 나와있습니다. 병풍바위까지가 어렵고 그 뒤로는 어렵지 않은 길이 이어집니다.
11월이라 그런지 단풍철도 지나서 많이 쓸쓸한 풍경입니다. 아예 눈이 쌓인 겨울에 오거나 여름에 오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산행이라 겨울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병풍바위 코스를 지나면 아주 편한 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윗세오름 대피소로 이동하는 길에 노루샘이라는 약수터가 있으나 한번 들러보세요. ^^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어리목 코스로 내려가는 길과 남벽분기점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백록담까지 연결되었다면 참고 올라갔겠지만 몸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고 어리목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까마귀를 많이 보았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근처에 가도 서울의 비둘기급으로 도망치지도 않습니다. 사진 찍으려고 하면 거의 모델 포스를 보여주기도 하네요.
사진으로 보면 별거아닌 길인데 내려올 때 다리 다치기 딱 좋은 길이 더군요. 차후에 다시 이쪽 코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어리목 쪽으로 올랐다가 영실 쪽으로 내려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차량 이동 후 어리목코스 입구까지 이동도 이쪽이 더 짧고요.
이렇게 산행을 마쳤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시간문제로 못 가봤던 천지연 폭포를 들를 생각이었는데 시간도 애매하고 몸도 너무 힘들어 이번 제주도 여행은 여기서 멈추었습니다.
몸국이라는 음식입니다. 몸(모자반)을 너무 많이 주셔서 국물을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먹기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독특한 식감과 너무 많음 몸. 저는 다른 분께 추천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산행을 마친 후 왠지 라면에 김밥이 그렇게 먹고 싶었습니다. 분식집 검색해서 고고.
마지막 밤이라 제주도에 거주하는 지인분과 함께 삼다돈이라는 단골집으로 갔습니다. 독특한 방식으로 고기를 굽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옥수수를 구워 먹으라고 주는 줄 알았는데 연료로 사용하더군요. 사장님 말씀대로 신기하게 연기나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상당한 자부심으로 가지고 계셨으며 지금도 계속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모든 밑반찬 재료도 직접 키우고 직접 만든 장을 이용해 요리하신다고 하네요.
멜젓은 처음 먹어봤는데 같이 간 다른 분들은 독특하고 좋다고 하시는데 전 솔직히 그냥 쌈장이 더 좋았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오전 비행기로 서울로 복귀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숙소(모텔이나 호텔)에 있었으면 못 느꼈을 텐데 지인분 집에 있다 보니 분리수거가 다른 지역과 다르게 꽤 힘들게 하고 있는 게 느껴지더군요. 요일별 배출해야 하는 물품도 다르고 종류도 더 많은 것 같고 시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지역마다 사진과 같은 스테이션이 있어서 여기에만 버려야 하고요. 번거롭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방식이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서울 경기 특히 빌라 밀집 지역들 보면 쓰레기 버리는 곳이 건물마다 있다 보니 더 지저분해 보이고 관리가 잘 안 되는 것처럼 보여서 이런 재활용도움센터가 운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크트립에 배송을 맡길 때 추가 비용을 내고 스팀 청소도 같이 부탁했었는데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왔네요. 보통은 행주산성 도디치 매장에 있는 동전 세차를 주로 이용하는 편인데 한번씩 맡기는 것도 좋은 것 같네요.
저만 그럴 수도 있지만 국토종주를 하다 보면 계획했던 코스를 완주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마음이 급해져 여유 있게 종주 코스 주변의 관광지를 돌아본다거나 맛집들을 찾아다닌다거나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동해안 코스가 남았는데 이 역시 완주를 제일 목표로 할 것 같아요. 일단 국토종주를 한번 다 끝내고 나면 그때부터는 좀 더 여유롭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국토종주 마지막 코스인 동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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