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타시는 분들은 코스를 좀 짧게 잡고 6~7시간 만에도 완주하시던데 제 경우에는 2~3주 정도 운동을 쉰 상태에서 다니다 보니 정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몸이 초기화되고 5kg 이상 몸무게가 늘어난 상태로 돌다 보니 죽을 맛이었습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오름도 많고 해안가 도로도 완전한 평지는 거의 없고 계속 약한 오르락 내리락이 반복되는 길이다 보니 계속 체력을 갈아먹어 힘이 더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힘들어서 못 탈 정도는 아니고 딱 200km에 획고 1400m 정도의 코스입니다. 랜도너스 참여한 적 있으신 분들이라면 무난하게 하루에 돌 수 있는 난이도입니다.
국토종주를 하다보면 날씨가 길 자체가 좋으냐 안 좋으냐 보다 날씨가 더 중요했던 거 같아요. (영산강 자전거길은 제외. 날씨는 좋았으나 길이 정말....;;;;) 국토종주 중 가장 마음에 든 길이 안동댐~상주보 구간이었는데 그때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 제주도 종주길도 날씨가 좋아서 기분 좋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초반까지는.... 이후에는 체력이 떨어지고 밤 늦게까지 달리는 바람에 이동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였네요.
그리고 제 경우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보다 몸이 정말 힘들 때 담배가 생각이 나더군요. 자전거를 자주 탈 때는 80~90km 정도는 어렵지 않게 탔었는데 이날은 80km 정도부터 너무 힘들어서 결국 담배와 함께하는 자전거 여행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삽질도 하였는데 대표적인게 천지연폭포 들르기입니다.
자전거를 타고가는데 천지연폭포가 매우 가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간적인 여유가 좀 있던 터라 자전거 타고 들러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자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자전거를 두고 도보로 왕복 1km 이상 이동을 해야 하더군요. 자전거를 두고 움직이는 것도 부담스럽고 도보 이동을 하는 시간도 문제가 되어 천지연폭포 방문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길 찾는 것도 좀 헤매어서 여기서만 30분 이상을 잡아먹었네요.
자전거로 장거리를 이동하다보면 비슷한 속도로 이동하는 분을 만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분과 같이 오셨다는 분이었는데 산방산 지날 때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이동했던 분이었고 산방산 지나면서 잠깐 이야기도 나누고 헤어졌는데 결국 친구분은 많이 힘들어 종주를 포기하고 혼자서 라이딩을 하시다가 표선해변~성산일출봉 구간을 같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제주시까지 같이 라이딩하면 좋았겠으나 회사분들과 같이 오셔서 더 이상 라이딩을 하실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쉬움을 뒤로 한채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여기서도 한 30분 소요된 것 같네요.
성산일출봉 인증센터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어두워져서 풍경을 볼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19시 정도에 다시 출발을 하였습니다. 최종 목적지까지 60~70km 정도 남은 상황이었고 가면서 저녁도 먹고 천천히 가면 되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원래 저녁을 먹으려고 했던 곳은 곰막 식당이라는 곳으로 김녕항과 함덕해변 사이에 있으며 위치가 큰길에서 좀 벗어난 곳이었습니다. 8시에 도착을 했는데 마지막 주문이 7시 30분이더군요. 중간에 시간을 줄일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인증센터인 용두암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10:35가 되었네요. 용두암 인증센터가 자전거 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다 보니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낮이었으면 찾기 쉬웠을 텐데 밤이다 보니 잘 안 보이더군요. 그리고 이때부터 마지막 삽질이 시작되었습니다.
gpx파일을 보면서 이동을 하는데 자꾸 샛길로 안내하는데다 밤이라 어두워서 가로등이 안 켜진 샛길은 잘 보이지 않아 길을 놓치기 일수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배터리 부족으로 가민 520, 전조등 나중에는 후미등까지 다 꺼졌습니다. 위험해서 차도로는 이동하지 못하고 인도로 천천히 이동하다 보니 숙소까지 10km 이동하는데 1시간가량 걸렸고 도착하니 거의 자정이었습니다.
아침은 따로 먹지 않았습니다. 그냥 초코바만 하나와 음료만 먹고 출발.
고선장네라는 식당으로 성게알을 좋아해서 점심은 성게국으로 먹었습니다. 국 자체는 아주 맛있는 미역국이었고 밑반찬도 다 맛있었습니다. 특히 유채나물무침은 향도 좋고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성게를 느끼기는 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곰막식당에서 식사를 못하고 이동을 하는데 너무 배가 고프고 다른 식당들도 다 닫았으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려있는 편의점에 들러 라면과 김밥으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김밥이 너무 돌덩이 같아서 먹기 불편했네요.
숙소 복귀 후 한라산 소주와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생막걸리를 먹고 잠들었습니다. 막걸리의 경우 톡 쏘고 상큼한 맛이 나는 독특한 막걸리로 생막걸리 특성상 서울에서는 맛보기 힘든 술이라 제주도 가시는 분들은 한번 드셔 보시길 권해드려요. 제주도에 거주하는 지인분 말씀으로는 맛이 독특하다 보니 금방 질린다고 하시는데 처음 먹어서인지 아주 좋았습니다. 한라산 소주는 서울에서도 즐길 수 있는 술이니 패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날을 위해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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