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이 중심인 여행이다 보니 송판악과 1100 고지를 안 가볼 수는 없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성판악 후 1100고지를 가는 코스였는데 다시 간다면 1100 고지부터 갔다가 성판악을 나중에 가는 코스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잠시 후에...
성판악부터 들렀는데 제주도 지형 특성인지 업힐 시작이 가파르고 올라갈 수 록 업힐 난이도가 낮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체는 아니지만 차도와 분리된 길이 꽤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이런 길이 아니라도 갓길 폭이 꽤 넓은 편이라 저처럼 차도로 달리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한테는 심리적으로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진과 같은 지형이 나오면 앞으로 5% 미만의 얕은 경사만 남아있는 상황이라 거의 다 올라왔다 보면 되겠습니다.
날씨도 좋지 않아서 비를 맞으며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많은 비는 아니어서 탈만 했습니다.
성판악 휴게소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오늘의 코스 중 남쪽 코스 서성로입구교차로 ~ 구탐라대학교 사거리 구간인데 이곳이 평지가 아닙니다. 50~100 미터 정도 내리막이었다가 1km 이상 오르막 이런 형태로 계속 얕은 오르막이 계속되는 구간입니다. 전날 피로도 안 풀린 상태에서 성판악까지는 어떻게든 거의 무정차(사진 찍느라 자전거에서 내린 적은 있어도 힘들어서 내린 적은 없는)로 올랐는데 이 코스를 지나면서 완전히 퍼졌습니다. 게다가 갓길도 거의 없는 구간이라 자동차들이 지날 때 좀 불안하기도 했고요. 옆에 공간이 충분히 있던데 갓길이라도 좀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마지막 코스이자 제가 다닌 제주도 코스 중 가장 높은 난이도의 10km 가량의 업힐입니다. 문제는 제주 여행 2~3주 정도 운동을 쉬어 몸무게가 많이 불어났고 이미 어제오늘 라이딩으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맞이하는 업힐이라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이 되었습니다.
좀 움직이다가 다리까지 잠겨 거리를 확인해 보니 8km 정도 남은 상황이었는데 이때는 택시를 불러서 갈까 정말 고민 많이 했는데 어차피 가려면 거리도 얼마 안남았으니 걸어서라도 올라가자 싶어 경사가 높아지면 걷고 낮아지면 자전거 타고를 반복하면서 올라갔습니다. 7% 정도의 업힐만 나와도 자전거로 못 올라갈 정도로 지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자전거 라이딩(끌바)의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하니 점점 날이 좋아졌습니다.
다운힐하는데 날이 정말 좋아지더군요. 날이 너무 좋아서 다운힐 중간에 멈춘 후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옵니다.
전반적인 난이도가 아주 높은 곳은 아닙니다. 성판악/1100 고지 코스를 돌면서 느낀게 화악산/도마치재 코스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화악산 먼저 오른 후 도마치재 가듯이 1100고지 들렸다 성판악으로 가는 코스가 좀 더 쉽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1100고지와 화악산을 비교하면 거리는 1100고지가 길지만 전체 난이도는 경사도가 9% 밑으로는 거의 떨어지지 않는 화악산이 더 높아 보입니다. 1100고지 역시 성판악처럼 처음이 힘들고 나중에는 비교적 수월한 구간이 나옵니다.
만약 다음에 간다면 1100 고지를 먼저 오르고 남쪽 코스에서 다리를 좀 쉬고 성판악을 오르는 루트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아침으로 고기국수를 먹어 보았습니다. 첫 느낌은 일본 라멘 느낌이 들더군요. 면이 좀 다르지만 육수를 마시면 느껴지는 게 딱 일본 라멘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는데 고기에서 나오는 육향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제가 일본 라멘은 주로 돈코츠 라멘만 먹어서인지 그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어묵이 들어간 버전으로 시켰는데 흠 어묵은 딱히 필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고기국수 자체는 육수나 고기 면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밑반찬은 김치와 양파 절임뿐인데 김치가 맛이 있어서 간단하지만 좋았습니다.
성판악 휴게소에서는 어묵과 유자차 한잔만 먹었습니다. 핫도그라던가 소떡소떡이라던가 휴게소 메뉴들을 생각하고 들렀는데 그것과는 좀 다른 휴게소이니 참고하시면 될 듯하네요.
1100 고지 휴게소는 메뉴가 더 많긴 했는데 보리 찐빵이 특별한 메뉴 같아서 보리 찐빵을 먹었습니다. 다른 음료나 식사는 카드 결제가 가능한데 보리 찐빵은 오로지 현금(이체 가능) 결제만 된다고 하네요. 일반적인 찐빵보다 크기는 큰 편이 아니나 쫄깃한 식감이 좋았습니다. 몸이 힘들다 보니 찐빵보다 음료수를 더 많이 먹은....
저녁에 제주도에 거주하는 지인분이 즐겨 배달시키는 곳이라는 제주바당에서 고등어회를 시켜 먹었습니다.
제주도로 출발하기 전부터 무조건 먹어 볼 거라 생각했던 1순위 메뉴가 고등어회였는데 먹게 되었네요. 먹은 느낌은 일단 회입니다. 딱 회. 식감도 나쁘지 않고 등 푸른 생선 특유의 냄새도 없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만 다른 회보다 비싼 편인데 고등어를 회로 먹는다 이상의 특별한 맛은 없었습니다.
첫날에 제주바당이 문을 닫는 바람에 다른 회집에서 8만 원 좀 넘게 내고 다른 회집에서 시켜서 먹었었는데 제주바당에서 주문한 4만 원이 안 되는 메뉴가 더 푸짐하게 느껴졌습니다. 노형동 근처에 숙소를 잡고 회 시켜 드신다면 이곳을 강추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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